디스트릭트 9 - 한국에 더 잘 들어맞는 이야기 어줍잖은 양아치질



다들 대체로 호평중인 훌륭한 SF 영화. SF 이면서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듣기는 참 어려운 편인데, 용케도 두 마리 토끼를, 그것도 데뷔감독이 잘도 잡았다 싶다. 뜬금없지만 역시 피터 잭슨이야 !! 애초부터 어정쩡한 지적이긴 했지만 반지의 제왕이 인종차별적이라는 혐의를 받던 상황에서 디9은 훌륭한 반전이 되어주는 것 같다. 뭐 하긴 요샌 반지의 제왕은 애초에 거론하는 사람도 없긴 하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워낙이 다들 디9에 대해 말하고 있으니 덧붙여봐야 사족이 될 것이고. 내가 약간 떫떠름한건, 이 영화는 명백하게 남아공의 인종차별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게 맞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남아공의 인종차별에 대해 깊이 알거나 경험한 사람의 숫자는 아마도 드물 것으로 생각되는 상황에서 다들 자신들이 남아공 흑백역사의 비참함에 대해 절절히 공감한다는 듯한 말투로 얘기들을 하는게 초큼 ... 

그보다는 이 이야기가 인종차별이 아닌 계급간의 갈등에 대한 은유로서 더 훌륭하게 들어맞는다는 점을 봐줬으면 좋겠다. 백인이 어느날 바이러스에 감염되서 흑인이나 황인종이 되기는 어렵지만, 상류층의 누군가가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하급계층으로 떨어지는건 드문 일이 아니거든. 뭐 요새 한국에서는 워낙이 기득권들의 자기이익 옹호 시스템이 견고하게 발달해서 그닥 심하지도 않긴 하지만 아무튼. 

훌륭한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그러하듯, 이 영화는 비단 인종차별 뿐 아니라 많은 경우의 다양한 종류의 차별들에 대한 멋진 이야기이기도 하다는거다. 그 일례가 우리나라의 계급간 격차의 구도가 디9에도 잘 들어맞는다는 것일테고. 뭐 그렇다는 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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