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누구나 각종 헛소문이나 프로파간다에 영향을 받아 생각하지. 그러다가 한번 된통 속아보는거야. 그러면 경험이 쌓이잖아? 사람은 경험으로부터 배워요. 아, 내가 헛소문과 프로파간다에 넘어가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딱 들어. 그럼 어케해? 좀 발전적으로 변하는거지. 이제는 명확한 근거와 출처를 따지게 되는거야. 그럼 이 사람은 가능성이 있어. 애초에 헛소문과 프로파간다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근거와 출처를 외면하며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굳게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엔 많아. 근데 그런 사람들에 비해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제 근거 및 출처를 확인하고나서야 믿게되는 부류는 아주 똑똑한거라구.
근데 사람들이 종종 간과하는게 있어. 근거와 출처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 그런 사실이 있었다 ' 라는 것만으로 너무 철썩같이 믿어버리는게 첫번째이고, 두번째는 그런 팩트를 보는 자신의 눈에도 여전히 주관적 취사선택이 존재한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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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에도 경중이 있으며, 팩트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어떤 팩트를 인용할 것인가를 취사선택하는 과정에는 주관이 개입된다.
우선 팩트의 경중에 대해서 말인데. ' 일어났던 일 ' 에 대한 사실제시는 매우 무겁게 받아들여야해. 누군가가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 아 물론 억지로 바이어스 되도록 꾸며낸 것들 말고 말야 ) 말을 할 때는 그 말의 무게가 아주 무거워요. 이건 거의 결정적으로 믿어도 되는 얘기거든. 여기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제시된 사례가 왜곡되진 않았는지를 따지는게 맞아. 그 사실을 부인하고 무시하고 우기려고 들기보다는 말이지. ( 물론 제시된 사실이 허구였다면 그건 또다른 얘기지만 ) 하지만 ' 일어날 뻔 했던 일 ' 또는 ' 누군가의 발언 ' 을 무거운 팩트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해.
트랙백한 모기불님의 포스팅이 그런 사실을 아주 유연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모기불님은 원래 팩트원리주의자거든. ( 아니면 ㅈㅅ. ^^;;; ) 그런 분의 눈으로 보기에 누군가의 발언을 인용하는건 팩트로서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거야. 그러다보니 이건 그저 오리우중 안드로메다의 사안일 뿐이지 어떤 ' 사실에 근거한 판단 ' 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전혀 안되는거지. 국제정치에 대해서 논하는 sonnet님의 포스팅은 상당수가 ' 누군가 말하길 그럴뻔 했다고 했다 ' 라는 얘기잖아. 물론 그 발언자의 위치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에 나같은 듣보잡이 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무게감을 지니는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게 ' 일어난 일 ' 의 사례를 제시하는 건 아니거든. 여전히 ' 일어날 뻔 했던 일 ' 에 대해서 ' 누군가의 의견' 을 말하고 있을 뿐인거야. 즉, A씨가 ' 부시는 나빠연 ' 이라고 말을 했다면 여기서 팩트는 ' A씨는 부시가 나쁘다고 했다 ' 라고 발언했다는 사실이지, ' 부시는 나쁘다 ' 가 아닌거야. 오키?
예를 들어서 어떤 외국인이 말야. 한 20년이나 30년쯤 후에. 한국에 관심이 생겼어요. 특히 2007년 즈음부터의 한국사에 관심이 많아졌어. 그래서 이런저런 자료를 취합해서 연구를 하기 시작한단 말이지?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의 견해를 펼치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그 근거가 되는게 모두 한나라당 관계자의 발언 및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야. 우리가 지금 대통령에 대해 머리아파하는 가장 큰 문제가 뭐야?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거잖아. 말로는 서민을 위한다는둥 하면서도 행동으로는 전혀 생뚱맞은 일에 22조원 + 알파를 퍼부을 준비를 하고 있지? 여기서 아까 그 외국인이 말야. 현정부 관계자의 ' 발언 ' 만을 조합하여 자료를 꾸며내면 그 자료는 '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를 꾸려나갔다 ' 라는 결론이 나와요. 벙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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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났던 일을 근거로 드는 것보다 일어날 뻔 했던 일을 근거로 드는 것은 사실제시로서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따라서 팩트를 명확하게 따지는건 좋은 일이지만, 팩트들 사이에도 신뢰도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해. 사실관계에 관련된 자료를 제시하는건, 누군가의 발언을 인용하는 것보다 훨씬 믿을만해. 골치가 아픈건 문제가 되는 sonnet님의 포스팅이 다루는 내용은 국제정치에 관련된건데, 이건 ' 일어나지 않은 일들의 이면 ' 을 파고 들 수 밖에 없는 내용이야. 그걸 위해서 다량의, 많은 중요한 관계자들의 ' 발언 ' 을 다루고 있어.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 이런 종류의 발언 인용에 대한 신뢰도는? 좀 아랫쪽에 있어. 그렇다고 그 이상의 신뢰도를 보여줄만한 자료를 제시하는 것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특히나 그 구간의 정치에 대한 관계자의 ' 발언 ' 은 현재의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꽤 높아요. 그렇기 때문에 관계자들도 과거의 사실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기 보다는 현재의 자기에게 필요하다싶은 말들만 골라서 하는 경향이 있겠지?
예를 들어서 부시정부에서, 말도안되는 이유도 삽질을 하는 바람에 뭔가 큰 껀수 하나가 틀어졌다고쳐봐. 이제 정권이 바뀌었어. 그래서 사람들이 ' 그때 그 삽질은 대체 왜 ?! ' 하고 물어봤어. 그럼 그걸 곧이곧대로 ' 우리가 삽질했소 ' 라고 하겠어? 아니지. 현재에 영향을 미칠만한 과거의 일에 대한 발언은, 사실 그대로 발언하기보다는 현재에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하기 마련이거든. 그래서 더더욱 진위여부를 가리는게 머리아파요. 이 논의 자체도 그래서 골치가 아픈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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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를 논하는 과정에는 발언 인용이 사실근거로 제시될 수 있으나 여전히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팩트의 신뢰도가 낮긴 하지만 여전히 판단은 내려야 해 ( 뭐 우리같은 소시민에게 이런 분야의 판단이 요구될 일은 없지만 재미는 있잖아? ) 따라서 이런 종류의 일들 - 국제정치 - 을 고민하는데 있어서 진정으로 중요한건 정황과 흐름인거야. 앞서 얘기했듯 기본적으로 이 분야에서 인용될 수 있는 팩트의 신뢰도는 그닥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나머지는 다른걸로 땜빵을 해야하지. 그 공간을 메우는게 점잖게 말하면 추론이고, 거칠게 말하면 때려맞추기인거야. 이렇게 말하면 수능볼 때 사지선다 찍어맞추듯 왠지 운에 기대야하는거 같잖아? 하지만 의외로 그렇지도 않아. 사람의 직관이란 아직 작용기작이 밝혀진건 아니지만 때로 대단히 예리할 때가 있거든. ( 난 정말로 예리한 직관이란게 존재하긴 하되 사실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례의 대부분은 그저 운이 좋아서 잘 때려맞춘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
직관의 작용에 대해 내가 가진 생각을 여기다 자세히 적을 필요는 없을거 같고, 중요한건 '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 ' 이라고 봐. 여기엔 아마 대체로 동의할거지싶어. 그리고 내 생각엔 udis님도 sonnet님도 이건 당근 빠떼루로 잘 알고 있어. udis님이 근거제시 요청에 대해 짜증을 내는 이유는 그거거든. ' 어차피 이 논의는 일정 이상의 신뢰도를 가지며 확정적 정황을 보여줄 팩트 제시라는게 불가능한 장르이다. '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자꾸만 팩트를 제시하라고 야단을 하는거야. 설명을 해줘도 이해하려고 하지를 않아 !! 그러니까 화딱지가 나잖아 !! 사실 나라도 화낼 것 같아 !! 불을 뿜어라 크오오오오옹아어아어아어어아ㅓ아ㅓ어ㅏ어ㅏ어ㅏ어ㅏㅇ어ㅏ어ㅏ ~~~~~~~~~~~~~~~~~~~~~~~
우린 이런걸 팩트골룸이라고 불러. 너무 팩트의 진위여부에만 골몰하는 나머지 전후좌우 주변정황에 대해서는 오히려 소홀한거지. 오로지 팩트가 있냐 없냐만 따져볼 뿐. 팩트골룸이라는 말이 마치 아고라에서 지들이 우겨대는거 남들이 안믿어주고 맨날 근거대라 근거대라하니까 짜증나서 만든 말 같지만, 그리고 난 그런 아고라 사람들이 영 마뜩찮긴 하지만, 팩트골룸이라는 용어 자체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말이라고 생각해.
이건 좀 다른소리지만, 내가 지금까지 ' 국제정치에 인용되는 발언에 근거한 팩트들은 별로 신뢰도가 없다 ' 라고 말해놓고서도 여전히 sonnet님의 의견에 일정 이상의 신뢰를 보이는 이유는, 그가 지금껏 다루어 왔고 접해 온 자료들로 인해 그에게 이 분야에 대한 예리한 직관이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야. 직관이란게 경험이 쌓여서 되는게 아닌가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거든 나는. 따라서 일차적인 이유는 그가 ' 다양한 발언들을 많이 다루어봤음 ' 에 있는거지, 그가 언제나 자신의 포스팅에 ' 다양한 팩트들을 인용하기 때문 ' 이 아닌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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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에 대한 판단에는 일정 이상의 직관 또는 추론이 작용한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팩트에만 집착하면 팩트골룸이다.
그리고 이건 ' 완전한 사견 ' 인데 말야, 내 착각인지도 모르지만 팩트골룸 중에는 밀덕이 많아요. 밀덕들이 목숨거는게 뭐야? 각종 무기와 병기의 제원이잖아. 이건 명백한 최상위 팩트거든. 그러다보니 이런 경향이 다른데로도 전이되어서 두루뭉술하게 모든 종류의 ' 팩트라고 불리울 수 있는 잡다한 것들 ' 에 집착하는 습성이 생긴게 아닌가 싶어. 게다가 원래 말(외교)로 하다가 실패했을 때 하는게 주먹싸움(전쟁) 이잖아? 즉 둘 모두 정치라는 한 맥락의 연장선이라는거지.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밀덕이 어느순간이 되면 변태해서 국제정치에 관심을 갖게되는 경향이 있지않나 ... 함. 물론 모든 국제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밀덕이라거나 모든 밀덕은 그 극의에 이르러 국제정치에 흥미를 느낀다는 소리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일부가 그렇다는거죠. 일부. 나도 빠져나갈 구멍은 좀 만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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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 테크트리의 일정한 상위단계에는 국제정치에 흥미를 보이게 되는 분기가 있다.
두번째는 근거가 되는 팩트제시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주관적 취사선택의 문제야. 예컨데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사례가 사실로 확인되었을 때 이들 중 어떤걸 믿을까하는데 대해서는 분명히 판단하는 사람의 주관이 들어가기 마련이거든. 반대자료를 애써 무시하거나 ' 이건 가치가 별로 없음 ' 이라고 얘기해버리고 그렇게 믿는거야. 그보다 더 표면적으로 일어나는 일로는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 자기 의견을 보다 탄탄하게 보일 수 있는 다양한 근거들을 자기 취향에 맞게 인용하는거지. 반대되는 자료들에 대해서는 그것이 반박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만 인용하는거고.
특히나 ' 발언근거 ' 를 들어 얘기를 진행하려고하면 이런 이야기는 곁가지로 튀는게 훨씬 쉬워. 왜냐면 지금까지 내가 말해온대로 ' 팩트로서 특정인의 발언 ' 을 근거로 드는건 신뢰도가 낮거든. 예컨데 이런 식의 공격이 가능하지 ' 당시 외교안보보좌관이던 김모모씨가 이번에 이러저러한 발언을 통해 내 주장에 반박하긴 했으나 그의 정치적 스텐스와 현정황상 당시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 등. 오키?
하지만 말야, 출근하자마자 여기까지 썼더니만 갑자기 시간에 쫓기기 시작해. 이 추세로 좀더 쓰다가는 야근해야 할거같아. 근데 난 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거든 !! 그러니까 생략하도록 하겠어요. 여러분 지송염. 제가 원래 좀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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